다 읽은 것은 아니고, 서장과 본론의 부분부분 읽으면서 생각난 것들을 적어둔다.
너무 재밌어서 계속 읽고 싶지만, 새벽에 나가봐야해서 메모만 남기고 자야겠다.
1. 정말 재밌다. 그리고 쉽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글이 재밌고 쉬울 수 있는지. 그는 독자의 어렴풋한 의문들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그 속에서 논리를 끌어낸다. 독자는 자신의 의문이 무언지 집어주고 풀어주니 재밌을 수밖에.
2. 적어도 인문사회과학계에서 세대교체가 시급하다. 486을 포함하여 썩은 머리들이 인문학을 독점해왔다. 학계는 학계대로 삭민주의가 판을 치고, '대중인문계'에는 약장수들이 판을 치고 있다. IMF이후 신자유주의의 직격탄을 맞은, 그래서 한국사회의 폐부를 누구보다도 온몸으로 느끼며 위선에 길들지 않은 젊은 세대에게 자유로이 글을 쓰고 말을 할 수 있게끔 썩은 머리들이 비켜줬으면 좋겠다. 내 주위에는 정말 똑똑한 젊은 연구자들이 많은데, 기성학계의 권력에 눌리고 밀려 소질과 재능을 소진하고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 정말 안타깝다.
3.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한 비평은 눈이 부시도록 뛰어나다. 하루키가 일본사회의 무엇을 보여주는지, 그래서 하루키의 한계와 문제는 무엇인지 일필휘지로 써내려가는데, 전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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